제시는 그의 새집창문으로 흘러 들어오는 햇빛에 잠을 깼다. 그 집은 제시의 첫 번째 아파트였다. 그는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했다는 기쁨으로 자족의 한숨을 쉬었다. 어제는 아주 바쁜 날이었다. 제시는 여러 친구들과 함께 대학 시절부터 지니고 있었던 물건들을 좁은 층계를 따라 작지만 아늑한 새 보금자리로 옮겼다.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일이었다. 그들은 저녁에 몇잔의 맥주를 마시고 피자를 먹었고 모두들 피곤하고 욱신거렸지만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제시는 자신의 아파트에 감탄하며 몸을 돌리는 순간 심한 통증을 느꼈다. 욕설을 중얼거리며 그는 그의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박스를 옮기면서 생긴 통증임에 틀림없었다.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는 먼저 자리에 앉은 다음 일어섰다. 예전에 미식축구를 하다 다친 곳이 어젯밤의 무리로 인해 안 좋아졌는지 뻐근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진통제를 먹고 어젯밤처럼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적당히 움직이는 편이 통증을 잊는 데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시가 젊다는 것, 그리고 박스를 옮기면서 평상시에 잘 쓰지 않던 근육에 일시적인 통증이 생겼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제시가 경험한 통증을 만성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도 많은데, 이러한 통증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매우 고통스러우며 치료하기도 어렵다. 사실 만성적인 요통은 미국에서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이며 많은 중년 또는 노년의 미국인들이 매일 또는 간헐적으로 요통을 겪고 있다. 심지어 짧은 기간 동안의 이러한 경험은 제시로 하여금 그가 다음 날 신체 활동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적어도 6개월 또는 그 이상 지속되는 만성 통증은 미국에서 3,000~5,000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장애로 인한 비용과 생산성 손실은 매년 1,00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Lozito, 2004). 실제로 통증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활동 수준과 그 밖의 행동상의 측면에서 제약을 갖게 된다. 제시는 물건을 들고 나르는 일을 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통증 유발을 자초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 만성 통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불안과 우울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며, 통증에 대한 이러한 감정적 반응 또한 개인이 통증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통증의 중요성
표면적으로 통증의 중요성은 명백해 보인다. 통증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지속될 수 있어서 다른 기본적인 욕구들을 압도하게 된다. 그러나 통증의 중요성은 그것이 유발하는 혼란을 초월한다. 비록 일반적으로 통증은 이례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실제로 항상 소소한 통증과 더불어 살고 있다. 이러한 통증은 우리의 신체 기능에 낮은 수준의 피드백을 제공하며 이 피드백들은 자세를 바꾼다거나 잠자는 동안 몸을 돌린다거나 다리를 꼬았다 말았다 하는 등과 같은 작은 적응을 통해 해결되기 때문에 종종 의식되지 못한다.
통증은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상이다. 질병으로 인한 여러가지 증상 중에서 특히 통증을 느꼈을 때 환자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결심할 가능성이 높다. 통증은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고 의료적 과정에서 회복을 방해할 수도 있다(McGuire et al., 2006).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증 자체와 통증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문제사이의 관련성이 그리 밀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암에 걸린 조직 덩어리는 적어도 초기 단계에서는 거의 통증을 유발하지 않지만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통증은 또한 환자와 의사 사이에 생기는 오해의 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의미를 가진다. 환자의 입장에서 통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조적으로 의사에게 있어 통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조적으로 의사에게 있어 통증은 질병의 부산물이다. 사실 종종 통증은 의사들에게 있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서 많은 의과대학은 교육과정 내에 통증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거의 포함하고 있지 않다. 자신의 의과대학 경험을 보고한 한 학생은 통증은 전체 4년의 교육과정 동안 거의 4번 정도 언급되었으면 단지 한 강의만이 전체 내용 중 한 부분에서 통증관리에 대해 다루었다고 보고했다.
최근까지, 통증관리는 질병의 관리에 어느 정도 부수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아주 어린 유아와 같은 특정 집단은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으며, 이러한 오해로 인해 유아를 대상으로 마취 없이 고통스러운 시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Slater et al., 2006).
비록 의사들은 의료적 관점에서 보다 의미가 있는 증상에 관심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중요한 문제가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통증은 의료적인 의의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중요성을 갖는다(Keefe et al., 2002). 예를 들어, 우울증과 불안은 통증의 경험과 더불어 악화된다(Vowles, Zvolensky, Gross, & Sperry, 2004). 환자에게 질병과 치료에 있어서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를 물으면, 가장 흔한 반응은 통증이다. 자신의 통증을 줄일 수 없다는 두려움은 수술의 실패, 신체적 손실, 심지어 죽음보다도 더 큰 불안감을 초래 할 수 있다. 사실 통증에 대한 부적절한 안심은 환자가 이후에 안락사나 도움을 받는 자살을 요청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가 된다(Cherny, 1996).
통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고 그로 인해 어떤 손실이 발생하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미국인 중 70~85%는 요통을 느낀 적이 있으며, 4,000만 명은 관절염 통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4,5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만성 두통을 갖고 있으며, 암의 중기 또는 말기 단계의 환자 대부분은 중간 수준에서 극심한 수준까지에 이르는 통증을 겪고 있다(New York Presbyterian Hospital, 2007). 비처방전 의약품을 구입하는 데 매년 최소한 5억 3,200만 달러가 사용되고 있으며(ABC News, 2004), 전세계적으로 통증관리를 위한 처방약 시장의 규모는 2002년 기준 240억 달러, 2007년 기준 290억 달러에 이른다(Global Information Inc., 2007). 만성적 일시적 통증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통증관련 산업의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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